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1:통찰편
주식은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 마치 경매처럼 소비자 스스로가 가격을 정하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주식 투자자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고, 폐자의 나약함을 보이며 손톱을 물어뜯기만 할 수도 있다. 어떤 기준으로 주식투자를 해야하는 것인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세계에서 20%이상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린 사람은 오직 한 사람밖에 없다. 단기적으로는 엄청난 수익을 냈더라도 장기적으로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시장은 정직하지 않다.
미스터 마켓 : 벤저민 그레이엄이 시장을 지칭한 용어. 우리가 절망하면 오르고 우리가 탐욕에 휩싸이면 내려간다. 이 가상의 생명체는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저평가된 주식에서 사서 바닥에 웅크리고 있으면 된다. 제일 아래층에 있는 엘리베이터는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올라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
결국 우리가 맞서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그런 수치들이 아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률 같은 신호들이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의 움직임이 이들 신호를 바꾸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늘 차분하게 관조하고, 시장의 언어를 침착하게 해석해야 하는 것이다.
초심자의 행운에 숨겨진 함정
개인 투자자가 실패하는 이유는 수많은 투자방식 중 주식투자를 선택한 동기나 명분을 따지거나 투자에 앞서 미리 준비하지 않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변의 분위기에 취해서 발을 들인다. 대개 초보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순간은 늘 시장이 끌어오를 때다.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매스컴에 우울한 전망이 나올 때 주식시장에 들어서는 초보는 없다.
활황장에 뛰어든 초심자들의 경우 대개 수익을 낸다. 이때 초심자가 내는 수익은 그야말로 행운이다. 일단 수익을 낸 행운에 도취된 사람은 더 많은 돈을 시장에 쏟아붓는다. 그리고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다. 차분한 마음으로 준비를 할 때와 자신감에 넘쳐 흥분된 상태로 하는 공부는 다르다. 이때 그에게 보이는 세상은 무엇일까. 점점 더 자신의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이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나와 같은 세상의 이야기만 주고받으면서 이성은 점점 마비되고 감정만 증폭된다.
기술적 분석의 맹신에 따르는 위함
개인 투자자들의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기술적 분석에 대한 맹신이다. 기술적 분석은 차트 뿐 아니라 재무제표를 보고 실적을 분석하는 기본적 분석까지 포함된다. 독은 잘 쓰면 약이 될때도 있지만 대개는 생명을 위협하듯 통계적인 입장에 기반을 둔 기술적 분석의 일반적인 적용들은 대개 독성이 강하다고 말하고 싶다. 기술적 분석은 확률적으로 보면 최소 60~70% 이상은 합리적인 것이 사실이다. 주식시장 거래기간의 약 70%는 늘 박스권이고, 결정적인 구간은 30%, 더 결정적인 구간은 5%정도 남짓이다. 다시 말하면 30년간 주식투자를 한 투자자라도 불과 5년 정도의 결정적 순간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면 손실이거나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일반인이 주식투자에서 살아남는 가장 유리한 방법은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의 흥분이 최고조에 이를 때 주식을 사서 일정 수익이 나면 그만두고, 다시 그런 시기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근대시장을 기준으로 미국시장 100년사에서 주식투자로 장기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은 고작 10여 명 남짓이다.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겨라.
시장은 혹독하다. 우리가 시장에서 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교만에 빠지는 순간 투자자는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 투자자는 늘 시장 앞에 겸속해야 한다.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장의 흐름에 조용히 몸을 맡겨라. 그것만이 개인 투자자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
계량적 분석의 한계
주식투자는 '노이즈'를 이용하는 것이다. 대중이 쏟아내는 정보들로 혼란을 느끼고 우왕좌왕할 때, 당신은 그들인 놓치 최고의 정보를 낚아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현명한 투자자는 독수리의 눈, 사자의 심장, 숙녀의 손길로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계량분석의 아버지, 바 로젠버그는 주식시장에 대해 재미있는 비유를 했다.
"만약 당신이 중고차 시장에 가서 중고차를 산다고 가정하자. 중고차 시장의 딜러는 연식과 주행거리에 별 차이가 없는 자동차에는 비슷한 가격을 매겨놓는다. 이때 당신에게는 발품을 팔면 좀더 가치있는 자동차를 살 기회가 있다. 반대로 딜러가 자동차 전문가들과 일류 정비사들을 동원하여 이런 사항들을 계량화하고 그에 따라 가격을 매겨둔다면 좋은 자동차는 비싼 가격에 매겨져 있기 때문에 굳이 비교분석할 이유가 없다. 전자의 경우는 시장의 비효율성이라고 하고 후자를 시장의 효율성이라고 본다면, 주식시장은 이 두 가지 시장의 중간쯤 위치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투자자들을 매혹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때에 따라 시장은 비효율적이기도 하고 효율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 시장이 비효율적이라고 믿을 것이다. 냉정하게 장기적으로 볼 때 당신이 주식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낼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나 또한 어떤 운명을 맞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환상은 일찌감치 접어두고 이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주식투자는 보물찾기 같아서 보물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보물지도는 없다. 그 어디에도 그런 보물지도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유연성과 효율성이 개인 투자자의 장점이다.
일부 개인 투자자가 기업 분석을 통해 이익을 내기 위한 조건은 단지 소외주나 유동성이 적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금융회사나 큰 규모의 펀드들은 자산을 편성하기에 유리한 대형주나 업종대표주를 선호하고 소외주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아 개인 투자자의 이삭 줍기가 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소외주는 소규모 자산 운용가나 투자자문가들이 이런 종목에 집중하고 선점하기 위해 이 순간에도 불철주야 사무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선점 가능한 저평가 주식은 어디에 있는가? 안타깝게도 그런 종목들은 대게 건강하지 못한 대주주들이 주가조작을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거나 작전꾼들이 돈을 갈취하기 위해 기다리는 덫이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희망이 없어보인다.
주식투자는 투기다. 투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그 판에서 타짜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해서 그만큼 능력을 키우는 길밖에 없다. 주식시장에서 그런 도구가 바로 기준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기준, 사고파는 기준 등. 이 기준은 나만의 것이어야만 하고 타인은 몰라야 하며, 결정적인 순간 내가 구사할 수 있는 필살기여야 한다. 당신이 시장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은 돈을 들고 처음 증권계좌를 열었을 때의 마음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투자하는 이 심경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투자모형은 지속적으로 바뀌며, 그 저변에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자본 잉여 수준의 변동이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갖고 있는 투자모형은 어제와 오늘이 달라야 하고 또 내일은 시장 상황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 워렌 버핏이 승리를 하는 이유는 바로 원칙을 바탕으로 대응방식을 유연하게 바꾸는 통찰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오래된 책이지만 지금까지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내용이었다. 지금도 유용한 이유는 주식투자는 그만큼 자신만의 변하지 않는 가치관과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대는 바뀌지만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내 가치관과 태도는 유행처럼 변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기준이다.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시장이고 세상이다.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 시장의 흐름을 같이 타고 같이 유영할 수 있는 리듬감. 책을 읽다보면 내가 얼마나 자만심과 허영심에 사로잡혀있는지 바로 알게해주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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